송화영은 2018년 “호계공화국”을 시작으로 사진 매체를 기반으로 한 예술 작업을 시작했다. 삶의 터전으로부터 시작된 작가의 예술 작업은 “행간”을 통해 작가와 가족을 들여다보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이후 팬데믹을 거치면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산책”, “엔트로피”로 표현하였으며 지금까지 예술 철학적 탐구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사진 매체를 기반으로 하는 자신만의 시각적 표현 방법을 찾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Hwayoung SONG began her art practice based on photographic media in 2018 with the project Republic of Hogae. Her artistic journey, rooted in her own life and surroundings, evolved into the work titled Between the Lines, a project that delves into the lives of herself and her family. During the pandemic, she explored questions around the relationship between humans and nature, as well as the direction of that relationship, expressed through the works Stroll and Entropy. She continues to pursue an exploration of art and philosophy to this day. Additionally, she is dedicated to discovering and developing her unique method of visual expression based on photographic media.
잘 지내고 있나요? Are you doing well?
몇 년 전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들의 시간과 공간, 삶과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작업은 일상의 변화들에 대한 생각의 단편이었다. 첫 번째, ‘Are you doing well?’은 모든 것이 금지되었던 팬데믹 시기 동안, 여행에 대한 그리움과 여행 중 만났던 인연들에 대한 걱정을 표현한 것이고, 두 번째, ‘산책’은 산책자(flâneur)로서 동시대에 대한 기록이었다. 작업들은 코로나로 인해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쳐가는 이들에 대한 안녕과 위로를 전한 것이었다.
#1 Are you doing well?
현관문을 나서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할 때가 있다. COVID-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가끔은 마스크를 잊어버리고 집을 나서기 때문이다. COVID-19는 우리의 일상과 만남, 여행을 멈추게 했고, 마스크는 우리의 미소를, 인사를, 행복을, 위로를, 공감을 가렸다. 길어지는 멈춤과 가려짐은 적응이 되지 않을 모양이다.
#1 Are you doing well?
현관문을 나서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할 때가 있다. COVID-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가끔은 마스크를 잊어버리고 집을 나서기 때문이다. COVID-19는 우리의 일상과 만남, 여행을 멈추게 했고, 마스크는 우리의 미소를, 인사를, 행복을, 위로를, 공감을 가렸다. 길어지는 멈춤과 가려짐은 적응이 되지 않을 모양이다.
작업은 가족이 매일 쓰고 버려야 하는 마스크를 캔버스로 사용하고, 그 위에 멈춤이 시작되기 이전에 여행지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의 얼굴을 실크스크린으로 찍었다. 어쩔 수 없이 매일 사용되고 버려지는 마스크가 지구 환경에 미치게 될 영향을 걱정하며 마스크를 버리지 못하고 작업에 사용할 궁리를 하게 되었다. 또한 세계의 어느 나라도 지금의 상황에서 안전할 수 없기에, 여행지에서 만났던 세계 각지의 사람들 안녕을 바라는 바람을 새겨 넣은 것이다. 뉴스에서 세계 각지의 상황을 알려 줄 때면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따뜻하고 행복한 미소가 떠올랐고, 그들에게 문득 ‘잘 지내고 있나요?’라고 말을 건네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소통과 연결이 끊어져 버린 시간들 속에 행복의 요건에 대해 더욱더 깊게 생각해 보게 된다. 어쩌면 인간은 서로 같은 결로 연결되어 있을 때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작업 내내 지구와, 내가 만났던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와 미소를 생각하고, 부디 안녕하기를 빌었다. 언젠가는 마스크를 들고 문을 나서다 다시 마스크를 가방 깊숙한 곳에 넣고, 미소를 띠게 되는 그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2 산책
오랜 기간 계속되는 코로나19로 모두의 일상이 위축되고,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충격에 휩싸인 채 몇 달을 흘려보내고 마스크가 익숙해져 버린 어느 날, 사진가로서의 나의 위치와 역할을 생각했고, 카메라를 메고 밖으로 나아가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비로소 나는 ‘산책자(flâneur)’로서의 특별한 위치를 알게 되었으며, 동시대의 기록자가 되었다. 이 시대를 걱정하고 공포스러워 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나와 카메라는 미미하고 아주 적을지라도 존재할지 모를 미적 요소, 위로, 희망, 보편성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이다. 이것이 지금 이 순간 사진가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꼭 해야 할 예술 활동이기 때문이다. 사진 속 주제와 현재를 매개하고, 관객과 소통하며 모두가 힘든 시기에 작은 위로를 전한다.
#작업은 2020년부터 2022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이 지속되던 시기에 이루어졌다.
오랜 기간 계속되는 코로나19로 모두의 일상이 위축되고,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충격에 휩싸인 채 몇 달을 흘려보내고 마스크가 익숙해져 버린 어느 날, 사진가로서의 나의 위치와 역할을 생각했고, 카메라를 메고 밖으로 나아가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비로소 나는 ‘산책자(flâneur)’로서의 특별한 위치를 알게 되었으며, 동시대의 기록자가 되었다. 이 시대를 걱정하고 공포스러워 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나와 카메라는 미미하고 아주 적을지라도 존재할지 모를 미적 요소, 위로, 희망, 보편성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이다. 이것이 지금 이 순간 사진가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꼭 해야 할 예술 활동이기 때문이다. 사진 속 주제와 현재를 매개하고, 관객과 소통하며 모두가 힘든 시기에 작은 위로를 전한다.
#작업은 2020년부터 2022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이 지속되던 시기에 이루어졌다.
A few years ago, the COVID-19 virus transformed people’s time, space, lives, and thoughts. This project is a collection of reflections on the changes in our daily lives. The first part, “Are You Doing Well?” expresses my longing for travel and my concern for those I met along the way during the pandemic when everything was restricted. The second part, “Stroll,” is a record of contemporary life seen from the perspective of a flâneur—an urban wanderer. Through these works, I aimed to offer a sense of solace and well-being to those worn down by the seemingly endless wait brought on by COVID-19.
#1 Are You Doing Well?
There are times when I step out the front door only to realize I must go back home for my facemask. It’s been two years since mask-wearing became an everyday routine to prevent the spread of COVID-19, but I still sometimes forget it when I leave. COVID-19 has put our daily lives, our meetings, and our travels on pause, concealing our smiles, greetings, happiness, comfort, and empathy behind masks. This prolonged pause and concealment seem like something I will never quite get used to.
There are times when I step out the front door only to realize I must go back home for my facemask. It’s been two years since mask-wearing became an everyday routine to prevent the spread of COVID-19, but I still sometimes forget it when I leave. COVID-19 has put our daily lives, our meetings, and our travels on pause, concealing our smiles, greetings, happiness, comfort, and empathy behind masks. This prolonged pause and concealment seem like something I will never quite get used to.
For this project, I used masks, which my family wears and discards daily, as a canvas. On these masks, I silkscreened the faces of people I met during my travels before everything came to a halt. I worried about the environmental impact of disposable masks on the planet and therefore decided to repurpose them in my work. Additionally, with no part of the world untouched by the current situation, I wanted to engrave my hopes for the safety and well-being of people I had met from all over the world. Every time I heard news of situations abroad, I remembered the warm, happy smiles of those I encountered, and I found myself wanting to ask, “Are you doing well?”
In this time of disrupted communication and broken connections, I found myself reflecting more deeply on what it means to be happy. Perhaps we, as humans, find happiness in connecting with others in shared experiences. Throughout this project, I thought about the Earth, the stories, and the smiles of those I had met, and I wished them all well. Someday, I hope for a day when I can step out with a mask only to tuck it away in the bottom of my bag, finally able to smile freely.
#2 Stroll
With the prolonged period of COVID-19, everyone’s daily life has become constrained, and the world has changed rapidly. After spending months in a daze, I grew accustomed to wearing a mask, and as a photographer, I began to think about my role and position. I took up my camera, ventured outside, and started to press the shutter. I finally realized my unique position as a flâneur, a wanderer and a documenter of the times. It’s easy to dwell on the fears and anxieties of this era. However, I, along with my camera, set out to find traces of aesthetic beauty, solace, hope, and universality, however subtle or small they might be. This, I felt, was the essential artistic activity I could and should be doing as a photographer at this moment.
With the prolonged period of COVID-19, everyone’s daily life has become constrained, and the world has changed rapidly. After spending months in a daze, I grew accustomed to wearing a mask, and as a photographer, I began to think about my role and position. I took up my camera, ventured outside, and started to press the shutter. I finally realized my unique position as a flâneur, a wanderer and a documenter of the times. It’s easy to dwell on the fears and anxieties of this era. However, I, along with my camera, set out to find traces of aesthetic beauty, solace, hope, and universality, however subtle or small they might be. This, I felt, was the essential artistic activity I could and should be doing as a photographer at this moment.
Through my work, I aim to connect the subjects of my photos to the present and communicate with the audience, offering a small sense of comfort in this challenging time.
# This project was made from 2020 to 2022, during the COVID-19 pandemic.